목회단상

2010-06-06 지방선거를 마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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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처럼 선거열기가 뜨거웠던 경우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집권여당은 여당대로 야당들은 그들 나름대로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었습니다.”보수”대”진보”혹은”북풍”대”노풍”으로 표현된 이번 선거는 선거전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 결과 국내정세도 무척 불안했고 국제적으로도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며 그들의 권력구도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투표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야당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정국이 보수여당과 진보야당 간의 더욱 치열한 대결구도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던 세종시 문제와 4대강 계발에 중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선거가 끝나니 저의 핸드폰에 후보들의 메시지가 쇄도했습니다. 당선된 사람들은 당선인사를 낙선한 사람들도 후원에 대한 감사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거리마다 또 다른 종류의 현수막이 가득 걸렸습니다. 당선자들과 낙선자들의 인사 현수막이 걸린 것입니다. 당선자들의 현수막에는 승자의 감격과 자부심이 듬뿍 담겨 있더군요. 하지만 낙선자들의 현수막엔 패배자의 상처와 아쉬움이 절절히 묻어났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했을 텐데 누구는 승자의 탄성을 누구는 패자의 탄식을 토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나름대로 꿈을 가졌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꼭 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명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습니다. 그 많은 수고와 땀에도 불구하고 많은 후보들 중 단 한 사람에게만 승리의 영광이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고배를 마신 후보들에게도 현실은 냉혹했지만 그들에게 패배의 잔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유권자들에게도 이 현실은 고통이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네요.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한 명의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가 한층 성숙하길 소망합니다. 한쪽으로 권력이 과도하게 편중되는 대신 적절한 균형과 긴장 속에 부디 정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모두의 복지를 위한 진실하고 성실한 정치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것입니다. 또한 선거에 승리한 사람과 패배한 사람 모두가 상생하는 세상이 되길 기원합니다. 승리한 자는 오만의 유혹을 극복하고 더욱 겸손하고 성실하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패배한 자는 좌절의 늪에 빠지지 않고 더욱 분발하여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간절하고 진실하게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길 바랍니다. 전쟁위협 지역갈등 경제불안 등 산적한 문제 앞에서 우리는 손을 높이 들고 눈물로 기도해야 합니다. 부디 이번 선거 후에 우리 모두가 한층 더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길 기원합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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