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09-01-25 우리가 가야 할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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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향해 떠납니다. 어려운 살림에도 얇은 주머니를 털어 선물을 마련하고 먼 길을 주저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그런데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폭설이 몰아치고 길은 빙판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데 얼어 붙은 길이 발목을 잡습니다. 결국 많은 차들이 빙판에서 구르고 앞차를 들이받고 길 옆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행복한 길이 끔찍한 비극의 길로 뒤틀립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누구도 소망하지 않았던 일이 무서운 현실이 됩니다. 사고현장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성경에도 길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70세에 정든 고향을 떠나 유랑의 길을 떠난 아브라함의 운명의 길. 40년 전에 도망치듯 떠나온 에굽을 향해 광야를 가로질러 가는 모세의 사명의 길. 집을 나간 방탕한 아내를 찾아 시장 뒷골목을 헤매고 다니는 호세아의 눈물의 길. 정말 재수 없게 걸려서 대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오르던 구레네 시몬의 억울한 길. 예수의 십자가 처형 후 허둥지둥 엠마오로 도망가던 제자들의 절망의 길. 예수의 무리들을 체포하기 위해 거친 호흡을 내쉬며 달려가던 바울의 분노의 길. 그들의 길을 성경에서 읽으며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나는 어떤 길을 가고 있나 묻게 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한숨으로 끝나는 황당한 길은 아닐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언제쯤 끝날지도 모른 채 불안 속에 더듬거리는 불안한 길은 아닐까? 가고 싶지만 가야만 하지만 현실의 장벽 앞에 끝내 포기하고 만 서러운 길은 아닐까? 아니면 눈물로 시작했지만 웃음으로 끝나는 행복한 길일까? 억지로 끌려갔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무리된 소중한 길일까?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나를 보다 진실되고 사색적인 사람으로 성숙시킨 은총의 길일까? 내가 걷고 있는 불확실한 길을 생각하며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주사랑 교우들이여 우리는 하늘을 향해 순례의 길을 떠난 도반(道伴)들입니다. 홀로 걷는 그 길은 외롭고 추운 길이지만 우리가 함께 걷기에 흥겹고 보람된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에겐 “성경”이란 정확한 지도가 있고 “성령”이란 탁월한 안내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천국”이라는 분명한 목표점이 있습니다. 뒤죽박죽이 된 세상의 길 속에서 천국을 향한 그 길을 찾아 끝까지 갑시다. 우리 함께 성경을 손에 들고 성령의 도움을 받으며 천국을 향해 말입니다. 정도(正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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