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10.13. 성령과 교회, 그리고 변화

주사랑교회 0 1,412

성령과 교회, 그리고 변화

성령강림과 함께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이때, 성령강림의 결과로 여러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도 중에 집단적 방언현상이 나타났고, 베드로의 강력한 설교로 수많은 사람들이 개종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교회에선 성도들이 말씀, 기도, 친교에 열중했고, 재산까지 공유하며 ‘진정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이야기에서, 저의 시선을 끄는 것은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올라간 장면입니다. 성령 충만을 경험하고 참된 공동체의 일원이 된 직후, 제자들의 주목할 만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두 제자는 성전 앞에 엎드린 걸인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성경은 이 장면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주목하여 이르되.” 이 사건 전에, 제자들이 주위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보였던 기록은 없습니다. 대신, 아이들과 장애인들이 주님께 접근하는 것을 제지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변했습니다. 성령과 교회 안에서. 자신들을 향해 부르짖는 걸인의 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시선을 집중하며, 말을 걸었습니다. 진정한 성령의 사람, 참다운 교인은 그렇게 약자들의 소리가 귀에 들리고, 비참한 모습이 눈에 보이며, 먼저 말을 걸 용기를 갖습니다.
둘째, 두 제자는 걸인에게 재물 대신 예수를 주었습니다. “금과 은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성령강림 이전엔, 제자들이 복음을 전했다는, 기적을 행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기적을 구경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달라졌습니다. 성령체험과 교회생활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갖고 있는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걸인을 만났을 때, 주저 없이 예수를 전하고, 그 이름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두 제자는 걸인의 손을 잡고 일으켰습니다.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유인들은 더러운 것을 피했습니다. 강도 만난 유대인을 종교인들이 피했다는 비유는 당시의 상황을 단적으로 알려줍니다. 그런데 성령을 체험하고 교회생활을 하면서, 제자들이 변했습니다. 인간과 생명을 존중했던 주님을 비로소 따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걸인의 손을 잡아 일으키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달리다쿰”을 외쳤던 주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진정한 제자는 더러운 것을 피함으로 자신의 성결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죄인의 손을 잡고 바로 세워줌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세웁니다.
저를 포함하여 주변에 성령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넘쳐 납니다. 크고 유명한 교회에 다닌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성령 충만하다는 교인들이 약자들의 아픔에 주목하고, 예수의 이름을 전해주며, 그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없다면, 무언가 잘못됐음에 틀림없습니다. 정말, 진정한 성령 충만과 온전한 교회생활은 제자들을 그렇게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민합시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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