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1-04-10 나의 목자이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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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의 통제 아래 있는 것 선생님들의 잔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속히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낮에 당당하게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보러가는 것이었습니다. 매표소 직원에게 당당히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서 영화관에 들어가는 것 말입니다. 그것이 제가 10대에 꿈꾸었던 성인의 첫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제가 만난 성인의 삶은 야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물론 부모님과 선생님의 통제에서는 벗어났지만 제가 통제해야 할 대상과 그것에 대한 책임이 훨씬 더 크고 막중해졌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책임이 생겼습니다. 선생이 되면서 학생들에 대한 부담이 커졌습니다. 교회를 담임하면서 성도들에 대한 근심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되돌릴 수 없고 무시할 수도 없는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 어른의 대가가 무거운 책임이란 깨달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어른이 되고 책임을 져야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제 자신은 여전히 무지하고 연약하다는 사실입니다. 책임의 자리에서 제가 내리는 선택과 결정이 저를 의지하는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지만 정작 저는 제 자신을 믿을 수 없습니다. 제가 여전히 연약하고 무지하고 형편이 없음을 제 자신이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계속 책임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행해야 합니다. 비극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저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얼굴들만 가득하고 그때 저는 심한 고독을 느낍니다. 때로는 무섭기도 합니다. 바로 그 순간 저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랬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도 저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목자가 계셨습니다. 제가 갈 바를 알지 못할 때 제가 외로움으로 고통 받을 때 막대기와 지팡이로 저를 보호하시고 위로하시는 주님이 계셨던 것입니다. 주님 앞에 저도 어린양임을 깨닫습니다. 그렇게 저도 그분 안에서 안식을 얻습니다. 이제 그분의 품에 여러분도 초대합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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