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8.11. 하나님의 뜻대로

주사랑교회 0 1,702

하나님의 뜻대로

운전을 좋아하는 분이 계십니다. 어느 날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왜 운전을 좋아하는가 생각해 보니, 차는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더라고요. 세상에서 내 말을 듣거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는데 말이지요.” 그 말을 듣고 함께 웃었는데, 오랫동안 그의 말이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의 삶도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어린 자식조차 내 말을 무시할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삶이 참 거시기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우리의 뜻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재벌은 돈으로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세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세상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합니다. 이런 세상의 원리를 알기 때문에, 없는 사람은 갖기 위해, 가진 사람은 계속 갖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이런 삶의 양식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몸부림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치면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선언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같은 삶을 요구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불러 주여 주여 하면서도 어찌하여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지 아니하느냐.”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기도마저 우리의 이기적 욕구를 성취하기 위한 종교적 행위에 머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배와 전도마저 우리의 개인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종교적 방편으로 남용되고, 구제와 봉사마저 하나님의 축복을 유도하는 종교적 관행으로 용인될 때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 주님의 뜻, 성경적 가르침, 교회의 전통, 시대적 사명이란 거룩한 슬로건 아래서, 우리는 이기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발버둥 칠 때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처형을 목전에 두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대신, 그분의 뜻을 바꾸려고 몸부림치셨습니다. 땀방울이 피가 되도록, 세 번이나 같은 기도를 반복할 정도로,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온힘을 다했습

니다. 그만큼 우리의 뜻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며 한계입니다. 그렇지만, 게네마네에서 기도가 깊어지면서, 예수님은 결국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그리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아, 그래서 기도가 위대하며, 무섭습니다. 기도를 제대로 하면, 하나님의 뜻이 선명해지고, 우리의 이기적 욕망과 하나님의 선한 뜻이 충돌합니다. 그리고 극심한 내적 갈등을 통과하면서, 마침내 우리의 욕망이 하나님의 뜻에 압도됩니다. 결국,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죄인에서 의인으로,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단순한 신자에서 진정한 제자로 거듭납니다. 그래서 주께서 기도에 힘쓰시고,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치신 것이 아닐까요?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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