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7.21. 정녕, 우리는 어른입니까?

주사랑교회 0 1,495

정녕, 우리는 어른입니까?

며칠 전, 태안에서 고등학생들이 해병체험 중 6명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들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아이들에게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채 바다에서 수영을 하게 했고, 그들을 감독하던 교관들은 사설 여행사에서 임시로 고용된 무자격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인솔교사들과 교장은 사건 보고를 받고도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대신, 식당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결국, 돈에 눈이 먼 어른들, 무책임한 어른들에 의해, 천하보다 귀한 학생들이 참변을 당한 것입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매어집니다. 너무 화가 나고, 소름이 끼칩니다. 어른들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최소한의 양심만 가졌다면, 돈보다 목숨이 더 귀하다는 것을 기억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사고였기 때문에, 너무 화가 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그런 치명적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 내 자식이 바로 다음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결코 남의 불행이 아니요, 타인의 실수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사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중심적 삶에서 타자 중심적 삶으로, 이기적 존재에서 책임적 존재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평생 자기만 생각하던 사람이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수고하는 존재로 성숙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짜장면 하나로 점심을 때우고 상사들의 모욕적 질책에 시달리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것 하나 더 먹이고 입히고 싶어, 힘든 수고와 아픈 상처를 견딥니다. 그것이 어른의 삶입니다. 그 덕택에, 여리고 불안전한 어린 생명들이 목숨을 부지하며, 조금씩 자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철없는 사람들이 어른행세를 할 때, 세상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돌변합니다. 어른은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타인의 목숨보다 자신의 주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른은 자기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자기가 그 일에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어른은 어린 생명들을 지키고 살려야 하는데, 그럴 능력과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짝퉁 어른들이 설칠 때, 고귀한 생명이 개죽음을 당합니다.
아이들이 당신 곁으로 몰려오는 것을 막지 않으셨던 주님처럼, 변화산에서 내려오자마자 간질에 걸린 아이를 치유하셨던 주님처럼, 병들어 죽은 회당장의 아이를 “달리다쿰”의 말씀으로 살리셨던 주님처럼, 이 땅의 어른들이 남의 자식을 사랑하고, 치유하고,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어른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른 아닙니다. 정녕, 우리는 어른입니까?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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