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6.23. 아, 은혜…

주사랑교회 0 1,479

아, 은혜…

 

성경에는 천국에 대한 여러 비유들이 나옵니다. 이 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천국을 설명하기 위해, 예수께서 우리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설명을 시도하십니다. 그런 설명들 중 하나가 “밭에 숨겨진 보화”입니다. 자신이 소작하던 밭에서 보화를 발견한 농부가 그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그 밭을 샀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 비유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천국은 전 재산을 팔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천국을 소유하기 위해선 그 정도의 수고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뜻일까요? 아마도, 둘 다 해당되지 않을까요?

만약, 이런 저의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다면, 같은 본문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읽어보면 어떨까요? 하나님이야 말로, 우리를 얻기 위해 당신의 전 재산, 아니 그것보다 더 소중한 자신의 독생자를 희생하셨습니다. 저도 자식을 낳기 전까지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자기 목숨보다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식을 포기했다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우리는 아들을 포기할 만큼 가치 있는 존재였고, 하나님은 우리를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보화였고, 천국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생활은 그런 하나님의 사랑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과정인 듯합니다. 투정과 불평만 하던 철부지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조금씩 깨닫는 것처럼 말입니다. 동시에, 그 깨달음은 부모님께 받은 사랑에 대한 진심어린 보응으로 이어집니다. 늘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만 하던 어린 자식이 철이 든 후에는 부모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정성을 다해 부모님을 섬기듯이 말입니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에서 이 모든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육과 훈련의 가치를 부정할 수 없지만, 대게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어른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식은 부모의 사랑에 대한 인식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어른이 부모님께 효도하려 애쓰지만, 대부분의 성도들이 하나님께 철든 자식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결국, 부족한 우리가 하나님을 먼저 사랑할 수도, 그 사랑을 주체적으로 깨달을 수도, 그 사랑에 온전히 반응할 수도 없습니다.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분의 일방적이고 일관된 맹목적 사랑에 의해 가능할 뿐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은혜라고 부릅니다. 아, 은혜…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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