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0-09-04 대박 난 만두가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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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동네에 난리가 났습니다. 좀 표현이 과장된 듯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을 정도로 특별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난리의 원인은 몇 일전 문을 연 만두가게 때문입니다. 이 가게는 오직 “take out” 즉 사서 집에 가져가는 방식으로 만두와 찐빵을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두가게가 소위 대박이 난 것입니다. 아침 10시쯤에 문을 열어 저녁 7시쯤에 문을 닫는데 하루 종일 만두집에서 허연 김이 끊임없이 나오고 그 앞에는 자기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5-6명의 종업원들이 쉬지 않고 만두와 찐빵을 빚고 9개의 대형 찜통에서 쉬지 않고 만두와 찐빵을 쪄내고 두 사람이 손님들을 상대하며 뜨거운 만두와 찐빵을 봉투에 담아 팝니다. 그래도 손님들은 보통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자기 몫의 만두와 찐빵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사람이 30개를 주문하자 뒤에 있던 사람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결국 한 사람에게 10개 이상을 팔지 않는다는 희한한 규칙까지 생겼습니다. 그래도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합니다. 마침내 만두를 사서 봉투를 손에 들고 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안도와 행복이 교묘히 교차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부러움과 황당함이 뒤섞인 역설적 표정을 짓습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광경이 우리 동네에 생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 사람들이 이 만두집에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만두의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왕만두는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지요. 둘째 맛 또한 일품입니다. 종업원들은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일일이 저울에 무게를 달아가며 만두와 빵을 만듭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속의 양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정말 맛있습니다. 셋째 가격도 정말 파격적입니다. 그렇게 엄청난 크기와 당당한 맛을 지녔음에도 무조건 1개에 천원입니다. 만원만 있으면 성인 5명의 한 끼가 해결됩니다. 크고 맛있고 쌉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덕택에 그 옆에서 찐빵과 도너츠를 팔던 포장마차는 망하기 직전입니다. 대박 난 만두집 앞에서 저의 순서를 기다리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집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정신과 전략으로 사업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교회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시대에 적은 비용으로도 맛있는 만두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한 이 가게처럼 교회도 이 시대 사람들의 영적 필요를 적절하고 풍요롭게 채워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맛있는 영적 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 서로 먼저 그 음식을 먹고 싶어 안달하는 곳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기대감을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만족감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 교회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교회가 그렇게 되길 소망합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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