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0-08-23 가끔 후회하는 남자 가끔 만족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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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자로 요즘 인기가 절정인 김정운 교수의 베스트셀러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읽고 있습니다. 몇 달 전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그가 출연했는데 당시 저는 운전 중이었습니다. 제 평생에 라디오를 듣다 그렇게 웃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그의 말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정말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다음 달에 교인들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르다 그 때 일이 생각나 이 책을 구입해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옆에서 자꾸 “아빠 왜 자꾸 웃어요?” 라고 묻습니다. 아무튼 벌써 40대 중반을 목전에 둔 저에게 딱 맞는 책인 듯합니다. 다음 달에 같이 읽읍시다. 이 책의 앞부분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가끔 당신과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아내가 남편에게 말합니다. “난 만족하는데…아주 가끔.” 아내의 답에 남편의 가슴이 뜨끔합니다. 가끔 후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 “가끔”이 맘에 걸립니다. 완벽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그 가끔은 옥의 티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끔 만족하는 사람’ 앞에선 할 말을 잃습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저 암담할 뿐입니다. 동일한 단어 ‘가끔’ 뒤에 무슨 술어가 붙는가에 따라 이렇게 어감이 달라지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아무튼 이 문구가 종일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우리 신앙생활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우리 교인들에게 신앙생활의 만족도를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당신은 하나님에게 얼마나 만족합니까? 당신의 신앙생활에는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 당신은 기독교인이 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주사랑교회에 대해 얼마나 만족합니까? 당신은 목사님의 설교에 얼마나 만족합니까? 등등. 과연 이런 질문에 “가끔 후회합니다” “가끔 불만족스럽습니다”라고 답할까요? 아니면 “아주 가끔 만족할 때도 있습니다”"아주 가끔 은혜 받을 때도 있습니다”라고 말할까요? 이제 여든을 한참 넘기신 저의 외할머니는 순복음교회 집사님이십니다. 이제는 많이 연로 하셔서 걷기도 힘들어 하시고 귀도 많이 어두워지셨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찬송소리는 여전하십니다.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는 찬양이 있습니다. 명절에 저만 보면 제 손을 잡고 부르시는 찬양입니다.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때 만족함이 없었네. 나의 하나님 그분을 볼 때 나는 만족하였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큰 소리로 찬양하실 때 그 얼굴엔 어린 아기 같은 해맑은 웃음이 가득 퍼집니다. 정말 하나님으로 인해 만족하는 성도의 거룩한 모습입니다.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그 찬양을 힘차게 부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부를까요? “나의 하나님 그분을 볼 때 나는 만족하였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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