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12.08. 예수를 제대로 믿어야 할 때입니다.

주사랑교회 0 1,401

예수를 제대로 믿어야 할 때입니다.

신학자 랭던 길키는 『산동수용소』에서 전쟁과 수용소라는 극단적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본질을 매우 섬세하고 치밀하게 관찰했습니다. 그중 화장실 청소를 둘러싸고 여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난했으나 운 좋게 미국 사업가들과 결혼한 러시아 여인 두 명은 온갖 방법으로 화장실 청소를 피했지만, 귀족 출신의 영국 여성들은 기꺼이 그런 수고를 감당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여인들은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이 자신들이 힘들게 쟁취한 신분을 상실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그 일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귀족 출신 여성들은 그런 일을 한다고 자신들의 신분이나 본질이 변질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결코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화장실 청소를 피함으로써 러시아 여인들은 자신들의 천박함을 스스로 폭로했고, 영국 여인들은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훌륭하게 입증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삶의 역설입니다.
우리는 비슷한 이야기를 성경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같은 분이셨지만, 스스로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졌고, 심지어 사람 같이 되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시고, 모든 존재가 그분을 주(主)로 섬기게 하셨습니다. 저는 예수께서 참 하나님이시란 가장 결정적 증거가 이처럼 자발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존재가 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부 하나님은 상상을 초월한 기사와 이적을 통해 세상을 통치하셨지만, 성자 하나님은 세상에서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가 되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즉, 그는 가장 신답지 않은 모습을 통해 가장 위대한 신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은 그렇게 만유의 주가 되셨습니다.
바울 사도는 빌립보서 2장에서 이 말씀을 기록하며,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고 선언합니다. 결국, 예수께서 선행하신 삶을 우리도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요즘에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만 전근대적 방식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합니다. 청와대, 삼성, 사랑의교회 등을 점령한 이들이 타인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그들 위에 군림하려 몸부림을 칩니다. 길키의 관찰에 의하면, 그것들은 추한 졸부들의 천박한 행태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귀족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먼저 자신을 낮추고 타인들을 섬김으로써, 자신의 신분과 본질을 스스로 입증합니다. 그것은 우리 주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신 방법이요 자신의 신성을 입증한 길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성경이 우리에게 권면하는 거룩한 교훈입니다. 세상이 많이 어둡고 혼란합니다. 예수를 제대로 믿어야 할 때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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