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9.15. 더불어 삶: 위험하지만 신기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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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 위험하지만 신기한 놀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귀찮은 일이 벌어집니다. 혼자 살 땐 생각지도 못했던 “귀찮은 일”이 다른 이들과 함께 살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혼자 사는 사람은 대체로 매일 방을 청소하거나, 밥을 해먹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님이 찾아오시면, 청소도 해야 하고, 밥도 지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귀찮은 일입니다. 혼자 있으면 할 필요가 없는 일을 다른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매우 귀찮은 상황입니다. 분명히, 더불어 살면, 귀찮은 일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혼자 살면 자신에게만 책임을 져야 하기에,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혼자 참고 견디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그들에게 신경을 써야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생깁니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면, 아내에 대해, 그리고 자녀들에 대해 부담을 갖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혼자 살면 외롭지만, 그래서 결혼하길 바라지만, 정작 결혼하면 엄청난 부담과 책임을 떠안게 됩니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고통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귀찮고 부담스러운 단계를 넘어, 극심한 아픔과 고통을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부모님, 배우자, 혹은 자식들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극심한 고통을 겪습니다. 함께 살지 않았다면 겪을 이유가 없는 고통입니다. 이별 외에도, 가족, 친구, 연인, 교우들과 다양하고 심각한 갈등에 빠집니다. 갈등이 심화될수록 고통의 정도는 수직으로 상승합니다. 함께 살기 때문에 생긴 아픔이요 고통입니다. 정말, 함께 살면 아픕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심지어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요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정폭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혼자 살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결혼하면서 가정 안에서 벌어집니다. 남편이 아내를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성폭력을 가합니다. 함께 살기 때문에 벌어진 비극입니다. 이들에게 유일한 구원의 길은 함께 살지 않는 것뿐입니다. 이들에 남편이 옆에 있다는 것, 아버지가 한 집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소름끼치는 공포입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 죽음보다 무섭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에게 함께 살라고 청하십니다. 함께 살면 귀찮고, 부담스럽고, 고통스럽고, 심지어 무서울 것이 뻔한데, 주님은 그 현장과 현실 속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인류를 창조하면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아내와 가족을 선물하셨습니다. 제자들을 세상에 파송하면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삼으라고 명하십니다. 교회를 설립하면서, 성령은 기도하는 공동체 위에 임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우리 안에 더불어 사는 관계와 공동체를 주셨습니다.
어느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주님 밖에서 흘리는 눈물은 죽음이지만, 주님 안에서 흘리는 눈물은 생명입니다.” 바울도 말씀하셨네요.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엡2:13). 그래서 주님 안에선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 없이 뭉친 인간관계는 위험하고, 주님과 상관없는 공동체는 불안합니다. 하지만 귀찮고, 부담스럽고, 고통스럽고, 무서운 관계도 주님의 품 안에서 즐겁고, 자랑스럽고, 행복하며, 신명나는 관계로 역전될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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