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3.30. 예수, 참으로 낯선 하나님입니다

주사랑교회 0 2,317

예수, 참으로 낯선 하나님입니다

예수를 랍비나 예언자로 이해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경험한 후, 그분을 하나님으로 예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그의 신성에 대한 가장 분명한 증거였고, 부활한 예수를 만난 경험이 기독교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더욱이,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십자가를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교회의 영향 속에 십자군전쟁이 발발하면서, 십자가는 승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제국의 식민지 개척과 함께 선교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기독교는 세계적 종교가 되었고, 예수는 우주적 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만나는 예수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그분은 하나님이셨지만, 인간이 되셨습니다. 하늘보다 땅을, 영광보다 수난을 선택했습니다. 신성을 비우고 육신을 입었으며, 권세로 포기하고 굴욕을 감내했습니다. 사실, 하나님으로서 예수의 진면목은 바람을 잠재우고, 물위를 걷고, 죽은 자를 살리는 능력보다, 자발적으로 금식하고 죽음 앞에 두려워 떨며, 십자가에서 무기력하게 죽은 것입니다. 그렇게 당할 이유가 없고,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힘을 지녔음에도, 끝까지 수난을 참고 견딘 것이야 말로, 예수께서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예수의 행보와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들은 자신들의 방식대로 예수를 이해하고 대접합니다. 세상의 다른 종교들에 익숙했고, 타락한 우상숭배에 물들었던 인간들은 전통적 관습에 따라 예수께 반응했습니다. 나귀를 타고 입성하는 예수를 군중들은 마치 개선장군을 맞이하듯이, 자신들의 겉옷과 종려나무를 깔고 환호성을 외칩니다. 하지만 예수의 행보가 자신들의 기대에 어긋나자, 그들의 환호성은 저주로 돌변하고, 예수를 위해 종려나무를 깔던 손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손으로 변질됩니다. 겸손한 예수를 오해했던 탐욕스런 인간의 종국이 그러했습니다.
하늘을 포기함으로써 땅을 살렸고, 자기를 죽임으로써 세상을 구원했던 예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어떤 이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타종교와 성전을 선포하고, 어떤 이들은 예수를 위해 권력투쟁에 뛰어들며, 어떤 이들은 바벨탑을 건축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예수께 예배하면서 우상에게 절하는 자들이며,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는 자들이고, 예수를 따르면서 뒤를 돌아보는 자들입니다. 예수께 “호산나”를 외쳤던 입으로 “십자가에 못 박으로서”라고 외치는 자들입니다. 우리가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 사순절 동안 말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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