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9.07. 우리가 사무엘입니다.

주사랑교회 0 2,321
우리가 사무엘입니다

제사장 엘리는 오랫동안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의 자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 목전에서 악을 행했던 그들은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어린 사무엘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이스라엘에서 영적 권세가 엘리로부터 사무엘로 이동한 것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니”(삼상3:19).
엘리 집안이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의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했던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정신을 빼앗기는 순간, 더 이상 하나님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엘리 제사장이 하나님의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은 이미 세상이 그의 마음을 빼앗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가 세속적 탐욕에 붙들린 순간, 악마의 음성에 장악된 순간, 더 이상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사장 엘리가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묻는 장면은 대단히 참담하고 서글픈 역설적 장면입니다. 평생을 제사장으로 살았던 엘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습니다. 아이도 듣는 그 소리를 정작 들어야만 했던 그가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아이의 도움 없이는 도무지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세상의 죄인들도 다 보고 듣는 하나님의 뜻이 정작 교회에게만 “듣보잡”인 것 같습니다.
엘리도 듣지 못했던 하나님의 음성을 어린 사무엘이 듣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들은 하나님의 첫 메시지는 그가 모시던 엘리 가문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무시하고 종교적 권세를 이용하여 성전을 타락시키며 백성을 괴롭혔던 그들을 하나님께서 직접 치리하시겠다는 것입니다. 파국을 향해 돌진하는 한국교회를 하나님은 결코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하기 전에 심판이 먼저 있겠지요. 한국교회는 결코 그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엘리 가문을 버리셨지만, 이스라엘 전체를 버린 것은 아닙니다. 엘리 가문이 진창에서 허덕일 때, 하나님은 사무엘을 선택하여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셨습니다. 모두가 오랫동안 고통을 당해야 했고, 또한 사무엘이 성장하기까지 또 여러 해를 기다려야 했지만, 그 와중에도 하나님은 계속 사무엘을 통해 일하셨습니다. 한국교회에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사무엘 같은 인물과 교회를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사무엘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엘리를 버리고 사무엘과 일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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