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1-10-16 탄방동 시절을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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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이사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우리는 둔산동으로 이사 갑니다. 오늘 예배가 이 곳에서 드리는 마지막 주일예배입니다. 언제나 마지막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자동적으로 처음과 지나 온 시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처음 이 예배당에 들어서던 아침이 생각납니다. 김윤태 박금자 집사님이 어린 영준이를 데리고 계단을 내려오던 날의 기억도 생생합니다. 임성수 목사님과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던 밤 고영미 전도사님이 가족들과 함께 예배에 참석했던 날도 어제 같습니다. 이종진 집사님 부부를 처음 뵈었던 날도 박준홍 형제가 제게 문자를 보냈던 때도 어떻게 잊겠습니까? 그 이후에도 저희 교회를 찾아주신 소중한 얼굴들이 오늘 이곳에 함께 있습니다. 이곳에서 있었던 여러 장면들이 스냅사진처럼 마음의 앨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취임예배를 드리던 날 집에서 아내와 둘이서 첫 새벽예배를  드리던 새벽 우리 가족끼리 첫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던 2007년 12월 31일 자정 6명의 성도들과 밤마다 집회를 가졌던 그 여름의 일주일 처음으로 금요기도회를 갖던 날 우리 집에서 청년회를 조직하던 그 토요일 저녁 8명이 모여 첫 김장을 담그던 그 가을 날 천안에서 가진 첫 가족수련회 제자의 첫 열매 헌금으로 구입한 프로젝터를 설치하던 날 장의자를 치우고 책상을 설치하던 날 벽면에 책장을 설치하고 그곳에 한권씩 책을 채워 넣던 순간 성도들의 귀한 헌금으로 냉장고 텔레비전 컴퓨터 프린터를 하나씩 구입하며 행복했던 때 마침내 교회 이전을 꿈꾸며 느꼈던 설레임 등등. 이곳에서 시작했던 일들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가난했고 성도들의 수도 적었지만 교회가 시작되면서 고집했던 일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적어도 꼭 해야 할 일들은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시작한 것이 주일예배 수요성경공부 금요기도회 그리고 새벽예배입니다. 텅 빈 자리를 지키며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중단 없이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주보를 만들고 교회팜플릿을 제작하고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매주 빠짐없이 주보에 칼럼을 썼고 그것들이 작년에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헌금바구니를 돌리지 않고 헌금가지수를 3가지(주일헌금 십일조 감사헌금)로 한정하며 헌금설교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가족예배를 드리고 전 성도가 참석하는 성찬식을 실행했으며 틈만 나면 소풍을 갔습니다. 일 년에 두 차례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이웃돕기를 실천했습니다. 우리도 미자립교회지만 세분의 선교사들을 지원하고 한 기관을 후원했습니다. 성도들과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고 독서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한 달에 한차례씩 특강도 들었습니다. 어떤 것은 무모했고 어떤 것은 시기상조였으며 어떤 것은 힘겨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우리들은 4년을 지키며 주사랑교회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입니다. 다음 주부터 우리는 둔산에서 주사랑교회 제2의 역사를 시작합니다. 짧았지만 어느덧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우리 안에 형성되었습니다.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계속 이어갑시다. 잘못은 과감하게 반성하고 개혁합시다. 어설프고 허술했던 것은 제대로 만들고 확실하게 세웁시다. 그동안 소망했지만 부족해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은 지혜롭고 담대하게 도전합시다. 꿈을 꾸고 도전하며 분투합시다. “세상 끝날 까지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마28:20)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둔산시대를 소망 가운데 시작합시다. 저 산지를 우리에게 주실 주님의 은총을 기대하며 주사랑교회 파이팅!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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