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0-11-08 소원이 아니라 소망을

최고관리자 0 2,303

목회가 무엇일까요? 마치 목동이 양떼를 돌보듯 목사가 교우들을 보살피는 것이겠지요. 목회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기본적으로 목사가 유능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교우들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적절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목회자가 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필요한 능력과 책임감을 습득하고 실천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사도 인간인데 피곤하지 않을 리 없고 가슴에 난 상처가 아프지 않을 리 없고 책임감이 부담스럽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우들이라고 신앙생활이 쉬울 리 없습니다. 그들 모두가 좋은 교회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자격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선한 목자인줄 알았던 목사가 삯꾼 목자로 판명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사랑과 은혜의 공동체인줄 알았는데 정죄와 비판의 싸움판으로 변질될 때도 있습니다. 생명의 말씀 대신 세속의 정신이 진리의 자유 대신 율법의 억압이 판을 치며 이미 멍든 가슴에 대못이 박힐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동력이 되어야 할 공간이 지극한 부담과 뼈저린 고통의 근원이 되곤 합니다. 그 누구도 이런 교회를 이런 신앙생활을 꿈꾸지 않지만 어느 새 우리 삶은 그렇게 허우적거릴 때가 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성경공부 시간에 “소원과 소망”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소원은 우리가 바라는 것이며 소망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원은 우리로부터 미래를 향해 뻗어가는 것이지만 소망은 미래로부터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라 했습니다. 소원은 우리가 이루고자 몸부림치는 것이지만 소망은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겟세마네에서 “이 잔을 내게서 옮겨주세요”라는 예수님의 기도는 소원이지만 “아버지 뜻대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라는 기도는 소망인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삶은 자신의 소원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신 소망으로 가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사로서 개인적 소원이 참 많습니다. 설교를 더 잘 했으면 좋겠고 교회도 부흥했으면 좋겠고 교우들의 삶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소원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저는 용기를 잃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고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문제를 하나님의 편에서 바라보니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소망하니 위로와 자유를 얻습니다. 저의 눈에 절망과 불가능으로 보이는 것들이 주님 안에서 희망과 가능성으로 역전되기 때문입니다. 교우들이여 소원이 아닌 소망을 품읍시다. 그럽시다. 여기에 살 길이 있습니다                                                                                                                                                                             배덕만 목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