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시사저널> 특집이 “쫓겨나는 선교사들”이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중동지역 선교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20명의 선교사가 추방되었고 올 연말까지 100명 정도가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선교사들에 대한 테러 위협도 증가하고 국가 간의 외교마찰로까지 문제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선교단체에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교계는 종교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읽다 보니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단 교회가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신앙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이므로 정부도 함부로 억제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 더욱이 교회에서 선교는 가장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이며 이 사명을 위해 목숨을 마치는 것은 “순교”라는 기독교의 가장 고귀하고 영광스러운 면류관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어떤 위협과 난관 속에서도 이 사명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외부의 탄압과 위협이 심화될수록 교회의 선교열정은 더 뜨겁게 타오릅니다. 교회사는 그런 기록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런 거룩한 사명과 열정에 무조건 박수만 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딜렘마입니다. 왜냐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 선교사들의 열정적 선교활동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민족적ㆍ종교적 감정을 자극하여 결국 선교사들을 포함한 한국인 전체를 향해 무차별 공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선교활동 때문에 아무 상관도 없는 일반인들이 테러의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가간의 외교분쟁이 발생하고 국가신용도가 추락하며 국내에선 기독교 일반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는 부작용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파송 하시면서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 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떠오릅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대사명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선지자의 대강령 사이에서 우리는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복음도 전해야 하고 이웃에 대한 사랑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의 선교활동 때문에 타인이 고통을 당해 선 안 되며 동시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선교를 가로 막아서도 안됩니다. 부디 갈수록 선교가 힘들어지는 현실에서 주님께서 선교사들에게 지혜와 용기 그리고 안전을 허락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