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1-04-02 본질을 잊지 맙시다

최고관리자 0 2,055

얼마 전 학교에서 신앙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첫날 집회가 끝난 후 학생들과 조별 모임을 가졌습니다. 매 학기 수련회 때마다 담당교수들과 해당 학생들이 모임을 갖습니다.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교수들이 곁에서 부모처럼 돌보며 동료들끼리 힘이 되도록 작은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신학교 교수가 된 본래의 목적은 이처럼 학생들을 돌보며 그들이 한국교회의 건강한 지도자들이 되도록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제가 너무 바빠졌습니다. 수업 외에 학생들과 접촉할 기회가 점점 적어졌습니다. 순간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서울에서 반가운 분들을 만났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자식 키우는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분은 매년 한 번씩 딸아이와만 여행을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진해의 군항제에 함께 가기로 했다며 저에게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이런저런 답변을 했지만 점점 제 답변이 궁색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 중독에 빠져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분명 현재의 모습은 제가 꿈꿨던 아빠의 모습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 속에 저의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떠밀려가고 있었습니다. 마가복음11:15-19에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어야 할 성전이 장사꾼들과 짐승들의 소음으로 가득 찬 장바닥이 되었습니다. 분노에 찬 예수님께서 상을 뒤엎으며 장사꾼들을 성전에서 쫓아내셨습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분노한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토록 예수님을 화나게 했을까요? 그것은 성전이 본질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집이 시장바닥으로 뒤집어졌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다른 모든 곳이 변해도 마지막까지 변치 말아야 할 곳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주님마저 참을 수 없었던 일입니다. 사순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주사랑말씀축제”가 있는 날입니다. 우리가 오늘 함께 모여 예배 드리고 말씀을 듣는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세상의 소음과 혼잡 속에 자아를 잊고 본질을 혼동하며 정도를 잃었던 우리가 본래 모습 본래 자리 그리고 본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하기 위함입니다. 선생이 선생의 본질을 회복하고 아빠가 아빠의 본래 자리를 되찾으며 신자가 신자의 소명을 재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속을 상하게 하지 않고 “착하고 충성된 종”이란 칭찬을 듣기 위함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주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입시다.                                                                                                                             배덕만 목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