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0-10-16 갑시다 성문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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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13장은 “성문 밖에 계신 예수”에 관해 말씀합니다. 이번 주 내내 이 말씀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꿈이 “성문 안에 사는 것”인 세상에서 정작 주님은 성문 밖을 자신의 자리로 택하셨습니다. 그분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패하여 그곳으로 밀려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신 그분이 안 된다면 도대체 누가 성문 안에 있을 수 있을까요? 그분은 마땅히 그곳에 계실 자격과 능력이 있었지만 정말 고집스럽게 성문 안이 아닌 밖을 택하셨던 것입니다. 다시 생각하니 예수님의 삶은 시종일관 중심이 아닌 주변이었고 정상이 아닌 바닥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늘의 주인이셨지만 그분은 높은 하늘 대신 낮은 땅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거룩한 영적 존재였지만 죄인의 몸을 스스로 입으셨습니다. 이 땅에서도 그가 첫 몸을 누인 곳은 왕궁의 화려한 침대가 아닌 가축들의 더러운 밥통이었습니다. 그분은 마땅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장과 학자들의 틈에서 살아야 했으나 누추한 동네 나사렛에서 목수의 아들로 살았습니다. 그분의 최후도 왕의 장엄한 죽음이 아닌 사형수의 수치스런 처형이었습니다. 사형수들과 함께 골고다 위에서 저주와 욕설 속에. 끝까지 성문 밖을 고집하셨던 주님의 모습은 오늘에도 여전히 낯설고 불편합니다. 중심을 향한 끝없는 갈증에 오늘도 몸부림치는 타락한 제 자신 때문입니다. 성문 안으로 진출하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칼날을 부지런히 갈고 있는 우리의 비장한 모습 때문입니다. 도시 중앙에 성채 같은 교회건축을 꿈꾸는 이 시대의 배고픈 목회자들 때문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앙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불쌍한 정치가들 때문입니다. 중앙을 향해 돌진하라고 오늘도 자식의 등을 떠미는 이 시대의 무정한 부모들 때문입니다. 예수를 따르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정작 성문 밖을 포기하고 성문 안으로 돌진하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분을 그 험한 곳에 홀로 버려두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수치스럽습니다. 성문 밖에 계신 예수님을 강제로 성문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곳으로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애써 귀를 막고 성안의 삶에 안주하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가련합니다. 성도 여러분 이제는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문 밖에 계신 주님 곁으로. 그곳이 우리가 있어야 할 이 땅의 자리입니다. 성문 밖.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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