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5.3.1 사무엘과 사울, 그들의 서글픈 한계

주사랑교회 0 1,503

????하나님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선지자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 부음으로써 이런 하나님의 뜻을 실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먼저, 사무엘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울을 사람들 앞에서 존귀하게 대접했습니다.

그와 독대하여 하나님의 뜻을 전해주었고, 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기름 붓는 의식을 비밀리에 행한 것입니다.

왜,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붓지 않았을까요?

사울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즉, 사무엘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그를 향한 하나님의 뜻도 들었으며, 머리에 기름까지 부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무엘의 예언대로, 잃어버린 나귀를 찾았고, 사람들의 선물도 받았으며, 그 자신이 성령에 취해 예언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집에 돌아왔을 때, 삼촌에게 사무엘이 자신을 왕으로 세운 사실을 숨겼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처럼, 사무엘과 사울은 서로 신분과 처지가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사울의 기름부음을 비밀에 붙인 것입니다.

아마도 비밀의 핵심은 사울의 출신성분, 즉 그가 베냐민지파 출신이란 초라한 현실이 아니었을까요?

사무엘도 하나님으로부터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란 계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베냐민 지파 출신을 왕으로 인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울의 경우도, 사무엘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직접 들었고, 그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도 체험했지만,

자신 같은 열등한 집안 출신이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사무엘이나 사울이 하나님의 뜻을 들었으나, 그들의 인간적 경험과 세상의 통념이 더 강력했기에,

하나님의 뜻에 쉽게 순종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신비로운 뜻과 세상의 강력한 통념 사이에 선 불완전한 신자의 실존이 이렇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예수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비록 그도 나사렛 출신의 천한 목수였으나,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은 후,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이후 예수는 나사렛 요셉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로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요셉의 아들로 규정하며 무시했지만, 예수는 한 번도 그런 세상의 판단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모습은 하나님의 부름에 순종하여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났던 아브라함,

그리고 범죄자의 수치스런 과거와 늙은 목동으로서의 현재를 극복하고 바로와 당당히 싸웠던 모세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들 모두 세상의 통념과 인간적 기준을 극복하고,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했던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규정한 지위, 신분, 계급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하나님이 창조한 신분으로 거듭나는 것, 구원이 아닐까요?

그런 신분으로 새 삶을 추구하는 것, 제자도가 아닐까요?

그렇게 세상 한 복판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 하나님 나라의 현존이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신비공동체, 교회가 아닐까요? 우리가 추구해야 할 푯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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