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10.27. 잊지 말자, 2013년 10월 25일 제1회 박정희 추모예배를

주사랑교회 0 1,577
잊지 말자, 2013년 10월 25일 제1회 박정희 추모예배를

참으로 당혹스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0월 25일(금요일) 저녁 7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서울나들목교회에서 ‘제1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가 있었던 것입니다. 교파를 초월한 여러 교회들이 합동으로 이 행사를 진행한 것 같습니다. “어이없다”는 내용의 댓글이 포털사이트 다움에만 13,424개가 달렸습니다. 자연스럽게, 기독교인들은 “황당하고 참혹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비기독교인들은 또 한 번 “개독교”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 뉴스를 접하고 망연자실했다. “정말, 갈데까지 가는구나!”
이 글에선 정치가로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와 언급은 자제하겠습니다. 정치적 입장의 차이에 따라, 또 박정희의 어떤 측면을 부각시키는가에 따라, 그를 위대한 영도자로 추앙하는 사람들과 독재자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세상과 교회에 공존합니다. 또 개인적 기호와 판단에 따라 그를 추모할 수도 있고, 줄곧 쌍욕을 퍼부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 상반된 행위를 국가나 타인들이 간섭하거나 통제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추모행위가 교회 안에서 예배의 모습을 취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은 결코 예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학적 상식에 의하면, 예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하나님 외의 존재를 예배 대상이나 내용으로 삼는 것은 신성모독과 우상숭배에 불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도식은 가능할지 몰라도, 추도예배라는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또한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죽은 자를 위한 기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연옥의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운명과 산자들의 기도 사이에는 어떤 관계도 성립될 수 없습니다. 종교개혁이 연옥의 사람들에게 면죄부가 영향을 끼친다는 천주교의 궤변에 반발하여 시작되지 않았던가요! 특히, 하나님을 인정한 적이 없고 부당하게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을 죽인 죄인을 추모하며 예배를 드리는 행위는 황제숭배나 조상제사와 차이가 없는 이교적 행위에 불과합니다.
국가와 교회의 관계 면에서도, 이번 추모예배사건은 한국교회가 국가와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데 실패하고, 맹목적으로 정권에 아부하는 어용적 실체를 스스로 폭로한 치욕스럽고 굴욕적인 사건입니다. 교회가 국가에 종속되거나 과도하게 밀월관계를 유지할 때, 교회와 국가 모두가 부패하고 타락했습니다. 역사가 증인입니다. 교회가 신의 이름으로 부당한 전쟁, 이념적 억압, 인종적 차별을 정당화했을 때, 교회가 국가적 특혜에 눈이 어두워서 국가의 관변단체로 기능했을 때, 교회는 변혁의 주체가 아니라, 혁명의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역사가 증명합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신사참배, 김일성 우상화, 독재자를 위한 조찬기도회 등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과대망상일까? 제1회라고 했습니다.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명백히 보입니다.
“내가 내 백성을 심판하여 벌하려고 하는 것은 그들이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에게 분향하며 자기들의 손으로 우상을 만들어 섬김으로 범죄하였기 때문이다.” 예례미야 선지자의 입을 통해 터져나오는 하나님의 분노가 이 땅에 임할 때가 정녕 목전이듯 합니다. 아, 하나님!!!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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