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4년 1월 4주 (1.28)

주사랑교회 0 58

다행 (多幸)

                           유정화 

 

가난한 셋방살이 

돈 벌러 나간 부모 대신 

옥상에 빨래를 널던 남매에게 

집주인이 건넨 초코파이 한 박스 

 

성적보다 안부를 물어주던 선생님

터무니없는 꿈도 함께 꿔주던 친구들

 

낯선 도시 길을 알려준 타인들 

유독 힘겹던 하루 누군가 비워둔 자리 

차창 밖으로 비처럼 쏟아지던 노을 

 

나는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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