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년
김남조
꽃 배달처럼
나의 병실을 찾아온 소년에게
내 지금 처지가 감방 같다 했더니
그 아이 말이
저는 어디 있으나
황무지며 사막이예요. 란다
넌 좀 낙관주위가 돼야겠어
놀라는 내 대꾸에
그건 비관주의보다 더 나쁜 거예요
헤프고 바보스럽고
맥빠져 있으니까요, 란다
아이야
천길 벼랑에서 밑바닥 굽어본 일
벌써 있었더냐
온몸의 뇌관이 저려들면서
허공에 두 손드는
시퍼런 투항도 해보았더냐
심장 한가운데를 쑤시던
사람 하나가
날개 달아 네 몸 두고 날아갔느냐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