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유혜빈
기도를 할 때는
침대 위에 무릎을 꿇는다
납작 엎드리는 것도 고개를 쳐드는 것도
이도 저도 아닌
나를 치지만 마시라
그는 이도 저도 아닌 나를 주저앉히고
세운다
나의 나 됨
나의 나 되지 않음
언제부터 두 발로 서 있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금세 불안해지고
다시 기다려볼까
그가 다시 내 무릎을 꿇리고 손을 내밀기를
그러나 오래 고요했고
나는 제대로 좀 주저앉혀주십사
빌기 시작했다
내가 없어도
그는 그로 있을 수 있는 걸까
발이 부어오르고
그후로도 아주 오래 목이 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