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3년 6월 1주 (6.4)

주사랑교회 0 508

여름의 사실 

                               전욱진

 

날마다 내가 오늘 본 가장 아름다운 나를 두고 

그대라고 부르는 사람을

나 또한 그대라고 부르면서 

그대의 그대가 되는 일은 

이 세상의 좋은 일이고

여름 한철로부터 결국에 위임장을 받은 그대는 

수개월 뉘엿대는 마음 이제 없이

낮곁을 늘려 여러 꽃말을 수소문한다

밤이 오면 흰 비를 데워 가져다 준다

그때 나는 보채지 않고 말곁도 없이

연해지는 방법을 하릴없이 배우는데

전에는 스스로 괴롭히며 얻었던 것들이다

조용히 그러모아 그대는 녹지를 조성한다

그런 다음 군데군데 새소리를 마련하고

누구나 쓸 수 있게 해놓지만

가장 작고 촘촘한 새장은 내 몫이라

한여름에 사랑이 주인 노릇을 한다

 

※뉘엿대다 : 해가 지려고 넘어가다

  낮곁: 해가 높이 떠있는 시간

  말곁: 참견하는 말

  하릴없이 : 어쩔 수없이, 틀림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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