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3년 5월 4주 (5.28)

주사랑교회 0 585

사랑은 가슴에 나무를 심는 것

                                              

                                            박노해

 

사랑은

가슴에 나무를 심는 것

화분 하나 들여놓는 것이 아니다

시들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내 몸속에 나무를 심는 것

그 사랑 떠나는 날

내 심장이 뽑히고

한 세계가 뽑히고

깊은 심연에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 뚫린 어둠 사이로

은하수가 흐르고

긴 탄식이 흐르는

, 나는 사랑을 했어라

내 안에 나무를 심었어라

사랑의 나무를 심었어라

그 나무처럼 내가 살고 푸르러지고

그 나무처럼 내가 죽고 메말라가는

 

사랑은

내 몸속에 나무를 심는 것

내가 죽어도 나를 거름 삼아 커나가는

사랑은 내 심장에 나무를 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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