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4년 11월 3주 (11.17) 추수감사주일

주사랑교회 0 379

       삶에 대한 감사  

                          박노해

 

    하늘은 나에게 영웅의 면모를 주지 않으셨다

    그만한 키와 그만한 외모처럼

    그만한 겸손을 지니고 살으라고

 

    하늘은 나에게 고귀한 집안을 주지 않으셨다

    힘없고 가난한 자의 존엄으로

    세계의 약자들을 빛내며 살아가라고 

 

    하늘은 나에게 신통력을 주지 않으셨다

    상처받고 쓰러지고 깨어지면서 

    스스로 깨쳐가며 길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위대한 스승도 주지 않으셨다

    노동하는 민초들 속에서 지혜를 구하고

    최후까지 정진하는 배움의 사람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내 작은 성취마저 허물어 버리셨다

    낡은 것을 버리고 나날이 새로와지라고 

 

    하늘은 나에게 사람들이 탐낼만한 

    그 어떤 것도 주지 않으셨지만

    그 모든 씨앗이 담긴 삶을 다 주셨으니

    무력한 사랑 하나 내게 주셨으니 

    그것이 나의 삶에 대한 감사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