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방식은
노향림
강화도 교동도 이웃 돌섬들은
여름이면 철새 왕국이 된다
주민들은 그곳 출입을 자제하고
고기잡이 배들은 멀리 돌아서 간다
어미 저어새들은 8월말쯤 새끼를 부화해놓고
떼 지어 멀리 날아가 먹이를 물어온다
바닷가에서 망을 보다가 어느 순간
주걱 닮은 긴 부리 주억거리며
망둥어 새끼나 새우를 낚아채 온다
어미 없는 동안 새끼들은 종종걸음 치며
얕은 물가로 이동해 낯선 백로와 섞여
먹이를 얻어먹곤 한다
백로는 새끼들에게 부리로 먹이를 자디잘게 쪼아
입에 넣어주기도 한다
백로가 제 어미인 줄 알고 졸졸 따라가는 새끼들
느린 걸음으로 뒤쫓아오는
어린 것들을 제 새끼처럼
자주 뒤돌아보며 기다리는 저 모습
생존의 방식은 꼭 그래야 한다는 듯
참으로 아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