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5년 4월 4주 (4.27)

주사랑교회 0 35

울음소리

                               도종환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울고 있습니다

아무도 메꾸어 줄 수 없고

누구에 의해서도 채워질 수 없는

가슴 빈 자리 때문에 홀로 울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고통에 낯설지 않는 것이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그의 울음이 너무 커서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쓰러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바꾸어 설 수 없고 

누구도 대신 갈 수 없는 길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고

뜨거운 돌자갈길을 걸어오며 가슴을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픔을 이기는 길은 그 아픔까지 사랑하는 것이라고

절망을 이기는 길은 그 절망 끝까지 싸워나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도

지금 그들에게는 이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금 서로 손잡아 주어야 할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먼저 눈물 흘린 사람과

지금 눈물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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