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2025년 3월 4주(3.23)

주사랑교회 0 57

봄의 노래

                                신경림

 

 

하늘의 달과 별은

소리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은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 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슴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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