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그널
강영은
숙제는 네가 하는 거란다.
엄마 아빠가
해주는 게 아니란다.
네가 할 일은
너밖에 할 수 없는 거란다.
저기 저, 아기 새 좀 봐,
일어서려고 발버둥 치잖니,
땅바닥에 머리 처박혀도
날아오르려고 애쓰잖니?
네가 숙제하는 건
몸속에
날개를 심는 거란다.
아기 새 한 마리
나를 이기는 자는
나밖에 없다고
포르릉포르릉, 날갯짓한다.
연둣빛 봄이
웅크린 나무 둥치마다
돋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