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의 손에 모든 소유물을 맡겨 욥을 알몸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제 욥의 몸을 사탄에게 맡기십니다. 뼈가 쑤시고, 살이 타는 고통을 겪게 하십니다. 그런데 이 시험에 한가지 단서가 있지요. 욥의 생명은 건드리지 마라. 욥을 죽게 하지 말라는 겁니다. 욥의 목숨을 해치지 말라는 건 사실은 자비가 아닙니다. 이게 가장 큰 고통이고 시험의 핵심이었습니다. 사탄마저 욥의 목숨을 해치지 못하고, 지켜주게 되어서 욥은 인간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했을 때 선택하게 되는 최후의 해결방법인 죽음, 자살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장이 끝나고 3장에 들어가서 처음 만나는 욥의 말이 ‘죽고 싶은데 죽지도 못한다’는 절규와 한탄입니다.하나님은 욥에게 시험을 허락하시면서 목숨을 남겨두십니다. 이건 끝까지 살아서 시험의 의미를 찾으라는 명령이면서, 사탄에게 충동질 당하는 것 같은 하나님을 만났을 때 과연 어디서 신앙과 삶의 의미를 찾을 것인가를 묻는 가장 어렵고 궁극적인 시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