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면 겪고싶지 않은 맹인이란 불행이 있습니다.
이건 분명히 현실입니다. 인간은 이 불행한 현실이 왜 있는건지 그 원인을 알고싶어 합니다. 그래서 누구
의 죄때문입니까? 묻습니다. 이건 원인과 결과, 이것을 연결하는 관계를 찾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질문
입니다. 이 질문의 바탕에는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 이유없이 생기는 일은 없고, 인간은 그 이유를 찾아
이해할 수 있으며, 이걸 알아내면 불행을 제거하고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흰두교와 불교가 불행의 원인을 현재에서 찾지못할때 시간을 확장해 ‘전생의 업보’에서라도 답을 찾는건
원인과 결과가 인간에게 있다는 믿음때문입니다. 그런데 원인과 결과가 인간에게 있다는 믿음은, 안타깝
게도 불행이란 결과도 바로 그 인간의 책임이라는 결론을 가져옵니다. 불행의 원인은 모르지만 어째든 인
간에게, 너에게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다릅니다.
불행에 대해 인간은 궁극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 예수님의 대답이고,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그
원인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그건 너네들 일 아니냐, 그 사람과 부모에게는 책임없어.’
이렇게 불행과 불행한 당사자의 연관관계를 단호하게 끊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예수님의 이 대답에
서 얻을 첫번째 가르침입니다. 불행은 그 사람과 부모의 죄때문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에게 책임없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