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이들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언니들이 막내에게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사실 막내는 아주 고집이 셉니다. 그래서 자주 언니들의 말을 무시하고 고집을 피워 언니들의 “뚜껑”이 열리게 만듭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두 언니들이 참다 못해 ”너는 진짜 못된 놈이야!” 하고 소리를 친 것입니다. 그 말에 열이 받은 막내는 최후 수단으로 무지막지하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를 무시했다고 말입니다. 닭똥 만한 눈물을 흘리며 아이는 서럽게 통곡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저는 마침내 막내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싸우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저도 속이 상했지만 일단 막내를 달래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막내 아이를 붙잡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서연아 아빠는 서연이에게 장점이 무지 많다고 생각한단다.” 하지만 아이는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말했습니다. “진짜야. 서연이의 장점은 10개도 넘어. 봐라. 서연이는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무용도 잘하고 아빠 심부름도 잘하고 머리도 좋고 기도도 잘하고 성경도 잘 읽고…” 제가 아이의 장점을 일일이 지적하며 설명하자 어느새 아이는 울음을 멈추고 얼굴은 미소를 머금고 진지하게 제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싱글벙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아빠도 장점이 많아요. 10개도 넘어요. 자 봐요. 아빠는 재미있고요…” 아이는 손가락을 꼽으며 저의 장점을 10가지나 열거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끌어안고 침대에서 뒹굴며 웃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칭찬하고 바보처럼 좋아했습니다. 자신에게 날아온 말 한마디에 자존심이 상해 통곡하던 아이가 자신에게 들려준 많은 장점들을 듣고 신바람이 난 것입니다. 신바람이 난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칭찬해 준 사람의 장점을 찾기 위해 작은 머리를 굴리고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꼽았습니다. 그 귀여운 모습을 보며 또 한번 소중한 진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분노에 차서 날아간 욕은 상대의 가슴에 독화살처럼 박힙니다. 독화살은 마음을 악하게 하고 자신을 혐오하게 합니다.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오기와 복수의 칼을 갈게 합니다. 하지만 “너에게는 장점이 무지 많다”란 칭찬은 상처 난 가슴을 치료하고 미움과 분노의 상황을 만족과 행복의 상황으로 역전시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저주하는 무리들을 향해 복수의 저주 대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 순간 원한의 고리는 끊어지고 저주는 축복으로 역전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그렇게 구원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살수 있습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