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0-07-18 참회와 용서가 세상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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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일본에서 열린 한일역사공동학회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성결교회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일년에 한번씩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동발표회를 3년째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일본의 휴양도시 니코에서 2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매우 의미 있는 논문들을 발표하고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한주간 교회를 비우는 부담이 컸지만 동시에 뜻을 같이 하는 학자들과 진지한 학문적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한 주간 동안 서로 정이 깊이 들어 공항에서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제가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것은 학회기간 동안 발표된 논문들이 아닌 차 안에서 들었던 한 이야기였습니다. 저의 친구 목사 한 분이 유학 동안 미국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대회에는 평화를 주제로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미국의 학자들이 모였습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일본이 제2차 대전 때 아시아에서 저지른 만행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때 한 젊은 일본 학자가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조상들이 저지른 잘못을 용서해 달라며 통곡을 했습니다. 순간 장내는 숙연해 졌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성토와 비판의 지옥이 순식간에 화해와 용서의 천국으로 돌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참석한 일본 목사님들 중 한 분이 바로 그때 그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세상이 좁기도 했지만 예기치 못했던 만남으로 그 날의 감동이 재현되어 우리 모두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회와 용서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람은 죄인입니다.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존재란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온갖 종류의 실패와 잘못으로 가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실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실수할 수 밖에 없는 암울한 현실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을 정직하고 용감하게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고집입니다. 어쩌다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지라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면 이 세상은 지옥의 문턱에서 얼마든지 구원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참회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용서할 때 세상은 파멸의 위기에서 부활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끝까지 잘못을 회개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용서를 거부한다면 세상은 이미 지옥입니다. 가끔 상상해 봅니다. “하나님이 우리 죄를 사랑이 아닌 법대로 처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주님은 자신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를 용서하셨습니다. 한편 자신을 실망시켰던 마가를 용서하지 못했던 바울 때문에 바울과 바나바의 오랜 우정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기억합시다. 우리의 정직하고 용감한 참회 그리고 공감과 용기에 바탕한 용서가 세상을 구한다는 사실을. 우리 주님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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