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09-08-29 선한 사마리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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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일생을 바쳤던 김대중 대통령께서 향년 85세로 서거하셨습니다. 군인들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그는 독재자들에게 당당히 대항했습니다. 그 대가로 태평양에서 “수장”될 뻔했고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몸은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가족들도 극한의 힘겨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과 신념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민주와 통일을 위해 일생을 청년의 열정으로 살았습니다. 그렇게 질풍노도의 삶을 살았던 그가 이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어제 그의 일기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란 제목 하에 공개되었습니다. 2009년 1월 15일에 쓴 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긴 인생이었다. 나는 일생을 예수님의 눌린 자들을 위해 헌신하라는 교훈을 받들고 살아왔다. 납치 사형 언도 투옥 감시 도청 등 수 없는 박해 속에서도 역사와 국민을 믿고 살아왔다. 앞으로도 생이 있는 한 길을 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의 삶은 거칠고 모질었습니다. 그의 수고에 비해 세상은 별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인생은여전히 아름답고 역사는 희망으로 가득했습니다. “무엇이 그에게 그런 희망과 만족의 삶을 살게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일기를 읽어보니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보였습니다. 그가 천주교 신자란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독교 정치인들에게 겪은 위선 때문에 “정치인 김대중” 속에서 “신앙인 김대중”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는 “예수쟁이”이었습니다. 믿음과 정치가 일치된 인간 김대중. 정치인으로서 김대중은 훌륭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받고 그의 장례가 국장으로 치러진다는 사실 등은 위대한 정치가로서 김대중에 대한 시대의 평가입니다. 인간으로서 김대중도 멋졌습니다. 가족을 깊이 사랑하고 특히 아내를 존경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통곡하던 모습이 그의 선한 인간성을 대변합니다. 이제 그는 신앙인으로서도 모범이 됩니다. 예수의 마음으로 눌린 자들을 섬기고 예수에 대한 믿음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예수를 의지하며 생명과 삶을 사랑했던 “신자” 김대중. 그는 이 시대의 “선한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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