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6.12.23. '2016년 책정리를 하며'

주사랑교회 1 1,922

2016년을 보내며 제 방에 있는 책들을 정리합니다. 1년동안 요한복음, 스가랴, 시편,사사기,호세아, 요한계시록을 설교했습니다. 이 책들은 설교를 위해 읽었던 주석서와 강해집입니다. 설교를 위해 이런 이런 책을 읽었다고 하는 건 일종의 과시입니다. 어쩌면 좋은 책을 이렇게 읽었으면서도 설교를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목사는 말씀과 기도에 헌신한 사람이고 이것이 저의 정체성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건 자랑이고 기쁨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이고 괴로움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전하는 일은 언제나 숙제입니다. 늘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따릅니다. 여러 책을 찾아 읽어봐도 깨달은 답만큼 의문이 생겨납니다. 그런 과정에서 설교자의 무능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말씀의 깨달음 보다 신비한 체험이나 현실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위로와 지혜를 바라기도 합니다. 

 

올해 제가 경험한 가장 복된 일은 성도님들과 <하나님나라 큐티>를 함께 묵상하고 거기에 맞춰 설교를 준비하고 말씀을 나눈 일입니다. 저를 아끼는 선배 목사님께서 제 설교를 듣고 모니터링 해주셨습니다. 그 분의 지적은 ‘설교가 편향적이고 실천을 강조해서 위로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위해 하시는 말씀이니 귀담아 들어야 겠지요. 하지만 성도님들께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한가지는, 주어진 본문과 어긋나게 제 주장을 펼치거나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성경을 이용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주어진 본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편견없이 맥락을 파악하고 주석하고 적용하려고 애썼습니다. 부족하거나 불분명할 수는 있어도 과장하거나 꾸민 설교는 아닙니다. 참고했던 책들을 보여드리는 것은 설교에 대한 저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겁니다. 최소한 성실하게는 준비했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설교가는 되지 못해도 정직하고 성실한 말씀 전달자가 되겠습니다. 이것이  설교자로서 성도님들께 드릴 수 있는 약속입니다. 목사는 말씀과 기도에 헌신하는 사람인데 올해를 돌아보니 기도가 부족했습니다. 부족했고 간절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에는 말씀과 기도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올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가장 큰 은혜는 주사랑교회의 담임 목사로 성도님들과 말씀을 나누고 함께 기도할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 마음다해 감사와 축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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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권세중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편향적인건 맞는거 같고..
실천을 강조한것도 맞는거 같은데.. 위로를 주지 못했다니요.. 잘못 들으신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