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5.9.6 '두 개의 다른 맹세'

주사랑교회 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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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하는 블레셋 군대를 추적하기 직전, 사울은 제사장의 제안에 따라 하나님의 뜻을 물었다.

그들을 추격할지 어떨지를 말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물음에 침묵하셨다.

그러자 사울은 하나님이 침묵하신 이유가 누군가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맹세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아들 요나단에게 있다 할지라도 반드시 죽으리라.”

사실, 하나님 앞에 맹세하는 사울의 모습, 심지어 자신의 아들일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짐짓 경건하고 신실해 보이지만,

이 맹세의 이면에는 사울의 심각한 실수가 숨어 있다.

먼저, 사울은 하나님께 버림받은 엘리 가문의 제사장을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타락하고 무능한 종교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의존했기에 그의 종교행위는 오히려 망신거리가 되고 말았다.

또한 사울은 자신의 실수와 무능으로 발생한 상황의 책임을 타인에게 돌렸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함부로 하나님을 남용했다.

타락한 제사장과 무능한 정치가가 합작하여, 백성과 하나님이 수모를 당하는 형국이다.

사울의 신앙의 과시와 권력의 남용 때문에, 민족을 구한 요나단이 죄인으로 몰려 죽게 되었다.

전쟁 중에 금식을 요구한 사울의 명령은 명백한 오류였고, 요나단은 그 명령을 알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요나단이 죽게 된 것이다. 이때, 그동안 사울의 명령에 순종했던 백성들이 요나단을 위해 거세게 저항했다.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그의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은 그가 오늘 하나님과 동역하였음이니이다.”

그들이 보았기 때문이다.

요나단의 용맹과 사울의 비겁을. 그들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요나단의 신실한 믿음과 사울의 기회주의적 신앙을. 그들이 확인했기 때문이다.

요나단의 현명한 판단과 사울의 무능한 오판을. 그들이 체험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요나단과 함께 하시는 것과 사울에게 침묵하시는 것을.

그래서 사울이 부당하게 요나단을 죽이려 했을 때, 백성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진실을 분별하고 정의를 위해 일어섰던 백성이 무능한 지도자의 횡포를 저지하고 무고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깨어 있는 백성의 힘이다.

부패한 종교인들과 무능한 정치가들이 교회와 국가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참담한 시대를 살고 있다.

자신들의 탐욕과 악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고 남용한다.

그렇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죽지 않았다.

침묵하지만 무지하지 않고, 순종하지만 비겁하지 않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그들은 하나님과 함께 일어나 외칠 것이다.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하나님의 뜻을 이룰 것이다.

사울의 맹세는 죽음을 불러왔으나, 백성의 맹세는 생명을 불러왔다.

그것이 성경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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