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5.7.19 사울의 실수

주사랑교회 0 2,317

사울의 실수

이스라엘 최초의 왕으로 선출된 사울이 집권 초기에 중대한 실수를 범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블레셋 기지를 공격함으로써, 블레셋과 전면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레셋의 막강한 군사력 앞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휩싸이면서 탈영이 속출했습니다. 사울도 두려웠습니다. 더욱이, 믿고 의지할 사무엘의 도착이 지연되었습니다. 그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현실적 지혜도 얻어야 했는데,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당황하고 두려웠던 사울은 스스로 제사를 집전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그의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여기서 사울이 범한 실수는 두가지 입니다. 첫째, 사울이 이방의 왕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사실, 당대에 이방의 왕들은 직접 제사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선 그것이 왕에게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울이 착각하여, 이방의 왕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둘째, 사울이 사무엘의 약속을 끝까지 믿지 못한 것입니다. 사실, 상황이 너무 악화되고, 사무엘의 도착도 예상보다 지연되었습니다. 그러자 현실의 논리가 신앙의 법칙을 압도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의 좀더 기다리지 못하고, 사울이 직접 제사를 집전하고 만 것입니다.

이것이 사울만의 예외적 실수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하나님의 백성들이 범하는 보편적 오류입니다. 신학자 스텐리 하우어워스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는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입니다. 이 땅에 거하지만 이 땅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비록 몸은 이 세상에 있지만, 본래 소속은 하나님나라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삽니다. 그래서 명목상의 신자는 넘쳐나나, 진정한 신자가 드물고,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없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이 땅에 거하기 때문에, 우리의 소속도 이 땅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이 땅의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마치 사울이 이방처럼 왕이 되었기에, 이방의 왕처럼 행동해도 좋다고 착각한 것처럼 말이지요. 동시에, 우리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하나님의 약속을 끝까지 신뢰하지 못합니다. 비록 하나님의 약속을 알고, 어느 정도 믿고 의지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너무나 쉽게 그것을 무시합니다. 마치 사울이 위기 속에서 사무엘의 약속을 더 이상 못 기다리고 스스로 제사를 지낸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께서 말세에 믿음을 보겠느냐며 탄식하셨습니다. 물론, 신앙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것이 아니며, 항상 현실을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세상과 가장 밀접하며, 가장 현실적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양자는 구별되며, 그 구별을 삶으로 증거하는 것이 신자의 존재방식입니다. 더욱이 지금처럼, 세상이 교회 안으로 들어와, 교회의 본질을 왜곡시킬 때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울의 실수에서 배워야 할 결정적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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