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11.02. 사랑과 믿음으로 충격과 감동을

주사랑교회 0 1,656

사랑과 믿음으로 충격과 감동을

언젠가 한 학술모임에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발표 후, 제 논문을 둘러싼 논쟁과 토론이 뜨겁게 진행됐습니다. 이어서 그 모임의 가장 어른이신 한 저명한 학자께서 제 논문에 대해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그분은 제 논문의 여러 장점들을 언급하시며, 많은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분은 뜻밖이라는 듯이 한 말씀 덧붙이셨습니다. “이렇게 칭찬을 했는데, 별로 감동을 받지 않는군요.” 그때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잘 감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감정이 무딘 사람은 아닙니다. 사실은 아주 자주 감동을 받습니다. 특히, TV드라마와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다가 자주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드라마에서 오해와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극적으로 용서하고 화해할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립니다. 스포츠 경기에선,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선수나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둘 때,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최근에는 <왔다, 장보리>와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선수의 경기를 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자의 칭찬에도 아무런 감동을 받지 못했던 제가 왜 막장드라마나 스포츠경기에는 그렇게 감동했을까요? 아마도 제가 학문적 칭찬에 무감동했던 것은 제 스스로 그런 평가를 받을만하다고 자신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감동대신, 그분의 평가를 당연시하며 만족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와 스포츠에선 그런 당연함이 없었습니다. 정말, 화해와 승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뜻밖의 결과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던 것입니다. 후에, 같은 장면을 다시 봤을 때, 아무런 감동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였을 겁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감동을 받는 장면이 많지 않습니다. 감동 대신 실망과 분노의 장면이 더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깊이 감동을 받는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신의 병든 종을 위해 직접 예수님을 찾아온 한 백부장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간청에, 예수님이 종을 치유하러 가시려하자, 그는 예수님의 말씀만으로도 종의 병이 나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때, 예수님이 “이스라엘 온 땅에서 이만한 믿음을 본 적이 없다”며 깊이 감동하셨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의 예상치 못한 사랑과 믿음에 충격을 받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에는 너무 험한 일들이 많아서 웬만해선 사람들이 놀라지도 않습니다. 또 세상 일이 너무 뻔하고 진부하기 때문에, 삶 속에 매너리즘이 만연해 있습니다. “해아래 새 것이 없다”는 경구가 부동의 진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동의 세상, 무감동의 삶에도 진정한 감동이 필요합니다. 예수님마저 깜짝 놀라게 했던 감동 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도무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정으로 약자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신뢰했을 때,’ 예수님이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고. 오늘, 우리가 하나님과 서로에게 그런 충격과 감동의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요? 사랑과 믿음으로!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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