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6.15. 그 놈의 주둥이 때문에

주사랑교회 0 1,355

그 놈의 주둥이 때문에

흑암과 혼돈을 향해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암흑 속에 광명을, 혼돈 속에 질서를 창조했습니다. 성경은 세상의 탄생을 그렇게 설명합니다. 예수께서 이 땅에 탄생하시던 날, 천사들은 외쳤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이며, 이 땅에 남기신 유산입니다.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셨을 때, 베드로는 세상을 향해 “예수가 그리스도다”라고 선포했습니다. 그 결과, 이 땅에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런 교회를 하나님은 축복하셨고, 세상은 칭찬했습니다. 그렇게 교회는 세상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성경의 핵심입니다.
만주에서 스코틀랜드 선교사들이 조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한글을 배워가며 성경을 번역했습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선교사들에 영향 받은 조선 남성들이 세례를 받고 이 민족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 성경을 들고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법으로 금지된 일이었지만, 성경을 들도 전국을 누볐습니다. 그들이 전해준 예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얻은 성경을 읽으면서, 이 땅에 그리스도인들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교회가 세워진 것입니다. 교회사의 정수입니다.
그렇게 세워진 교회는 이후 풍전등화 같은 민족의 위기 속에서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외세의 침입으로 국권이 상실될 때, 자주와 독립을 선포했습니다. 독재의 억압 속에 민주주의가 흔들릴 때, 민주와 통일을 외쳤습니다. 교회의 진면목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한국사회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입” 혹은 “복음의 전당”이 아니라, 소음과 잡음의 공장, 망언과 실언의 광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국가적 위기의 순간마다, 기괴한 신학에 근거한 망언이 터져 나옵니다. 진리가 오염되고 정의가 흔들릴 때, 논리도 근거도 상실한 개소리, 잡소리, 헛소리가 쏟아집니다. 그런 잡음과 망언이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되어, 교회와 세상을 현혹합니다. 그 참담한 괴변에 무지한 대중은 “아멘”으로 화답합니다. 이제 교회는 아비규환입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복음을 선포할 능력과 자격을 잃었습니다. 세상은 더 이상 목사의 설교를 존중하지 않으며, 전도자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교회가 입을 열 때, 세상은 본능적으로 귀를 닫고, 교회에서 망언이 터져 나올 때마다 세상은 분노하며 마음을 닫습니다. 아, 한국교회여, 이제 우리는 다 망했습니다. 무지, 오만, 불신으로 점철된 ‘그 놈의 주둥이’ 때문에, 우리는 다 망했습니다. 주님, 우리의 더럽고 부정한 입술을 제단숯불로 지지소서. 제발…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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