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5.11. 성령님, 제발!

주사랑교회 0 1,285

성령님, 제발!

오순절날 성령이 임했습니다. 제자들의 공동체가 각종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의 방언 소리를 듣고, 낮술에 취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때, 성령에 취한 베드로가 분연히 일어나 조롱하는 사람들을 향해 담대하고 능력 있게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베드로는 요엘2:28을 인용하면서 말씀을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이 체험한 성령강림을 요엘 선지자의 예언이 성취된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그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예수가 떠나고 뒤에 남겨진 예수의 사람들은 심각한 두려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은 당시의 사회적 규범에 의해 철저히 소외되고 배제되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이, 여자, 병자, 가난한 자 등. 물론, 소수의 유산계급도 그 무리들 중에 있었겠지만, 절대다수는 호모 사케르(인간 쓰레기들)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의 처형 이후, 그들은 유대교와 로마제국 내에서 불법집단으로 지목되어, 극심한 박해와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 없이 홀로 남겨진 소수의 무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적 두려움으로 전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성령이 임했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젊은이와 늙은이를 불문하고, 하나님의 영이 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절망적 현실 속에서 그들이 예언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적으로 가장 초라한 상황에서 그들은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또한, 여전히 세상은 불의가 정의를 누르고, 거짓이 진리를 조롱하는 “혼돈”이지만, 그 위에서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성령에 취한 제자들이 환상을 보고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암흑의 현재에서 광명의 미래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교회가 탄생했고, 기독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이 땅은 이미 말세입니다. 타락한 장사꾼들, 부패한 해경, 바보 같은 정부에게 여전히 우리 목숨을 맡겨야 하는 현실 자체가 이미 지옥입니다. 더 나은 대안이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 절망은 이미 심판입니다. 이 병들고 미친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계속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멀쩡한 정신으로 견딜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성령에 취해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환상을 보고 예언할 수 없다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성령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한번 만 더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성령님, 제발!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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