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5.04. 나사로야 나오라

주사랑교회 0 1,370

나사로야 나오라

마리아와 마르다의 형제 나사로가 병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사랑했고, 신유의 능력을 소유한 예수께서 속히 오셔서 나사로를 고쳐주시길 바랬습니다. 예수만 속히 오시면, 나사로가 곧 치유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상황을 설명하고 속히 오시도록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는 그 자매들의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나사로가 병든 상황에 대해, 예수의 생각이 그들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 문제를 자신들의 개인적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예수는 이 문제를 하나님의 영광이란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나사로가 죽지 않도록 하는데 관심을 집중했지만, 예수는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리는데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그들은 예수가 이 문제를 속히 해결해 주길 바랐지만, 예수는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그들은 죽은 나사로 앞에서 통곡했지만, 예수는 죽은 나사로의 이름을 불러, 그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세월호의 비극을 통과하면서, 나 자신이 마리아와 마르다의 자리에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저는 고2 딸을 둔 아버지로서, 희생자 가족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유지하며 이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한 명의 실종자라도 더 구조되길 바라며, 온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흐를 때, 정부와 해경의 무책임과 무능력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결국, 단 한명의 추가 구조자도 없이 희생자만 늘어날 때, 저는 그저 분노 속에 안타까운 눈물만 흘렸습니다.

2천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예수를 깊이 사랑하고 신뢰했으며, 예수의 기적도 목격했던 마르다와 마리아는 ‘사라로의 죽음’이란 문제 앞에서 절망하며 예수를 원망했습니다. 저도 예수를 사랑하고 신뢰하며 수많은 은혜를 체험했지만, ‘세월호 침몰’이란 문제 앞에서 다시 절망하며 예수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불신자, 무신론자, 혹은 타종교인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의 현실이라는 것이 기막힌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소망은 오직 예수뿐입니다. 우리의 눈에 그분의 행동은 너무 답답해 보이지만, 그분이 선택한 시간이 정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지만, 그분은 우리가 초래한 비극을 하나님의 영광으로 역전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는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났지만, 그분의 눈에는 아직 살아있고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그분이 우리를 위해 우시며 ‘나사로야 나오라’고 부르실 것입니다. 꼭 그러실 것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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