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4.27. 주님, 우리에게 믿음을 주옵소서

주사랑교회 0 1,306

주님, 우리에게 믿음을 주옵소서

귀신들린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의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예수의 제자들, 그리고 서기관들. 그들 모두는 그 소년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그의 치유를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은 귀신들린 소년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은 누구보다 안타깝고 간절했지만, 정작 아들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지 못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서기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신학적 코멘트만 늘어놓았습니다. 귀신들린 소년은 비참하게 쓰러져 있지만, 그를 둘러싼 무리들은 지극히 무능했습니다.

이때,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와, 그들의 “믿음없음”을 꾸짖으셨습니다. 믿음없는 아버지, 무능한 제자들, 말만 많은 서기관들을 불러 모은 후, 예수께서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셨습니다. 예수에 따르면, 그들이 귀신들린 소년을 치료하지 못한 근본적 이유는 그들의 불신이며, 문제해결의 유일한 해법은 기도였습니다. 결국, 예수께서 소년을 귀신의 손에서 벗어나게 했을 뿐 아니라, 아버지의 불신을 치료했고, 제자들과 서기관들의 오만도 함께 고치셨습니다. 인간들이 포기했을 때, 예수께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절망의 한복판에서 예수는 모두를 살리셨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비극을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부모들은 탄식하며 몸부림칩니다. 어떤 이들은 실종자들을 구하기 위해 물 속에 뛰어들었습니다. 시청자들은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저마다 한마디씩 보탰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구조하려는 열정, 문제에 대한 비판이 무성합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노력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배는 이미 침몰했고, 단 한 명의 실종자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불신은 깊어지고, 무능은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무책임한 비판은 통제불능입니다.

오늘 우리 가운데 예수께서 오신다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실까요? 분명히, 우리의 믿음없음을 책망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오만과 무능을 질책하고, 말뿐인 허상도 폭로하실 것입니다.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이들을 책망하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만 살아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실 것입니다. 대신, 절망과 분노 속에 탈진한 부모들을 치료하고, 모든 희생자들을 죽음의 권세에서 자유롭게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이 처절한 비극을 구원과 회복의 축복으로 역전시키실 것입니다. 이제는 믿음 없는 자들은 기다리고, 무능한 자들은 뒤로 물러서며, 말 많은 자들은 침묵할 때입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일하실 때입니다. 주님, 우리를 구하소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옵소서!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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