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4.04.13. 예수 그리스도는 정녕 수퍼스타인가?

주사랑교회 0 1,351

예수 그리스도는 정녕 수퍼스타인가?

인간은 끊임없이 영웅을 앙망했습니다. 영웅은 인간의 위대함에 강력한 표현이자, 유한한 인간의 비현실적 열망의 투영이기도 합니다. 서구기독교 안에서 인간억압을 절감했던 니체는 초인(?bermensch을 앙망했고, 광야 같은 식민지 현실 속에서 이육사도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노래했습니다. 세계를 제패한 미국은 600만 불의 사나이, 헐크, 람보,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배트맨, 슈퍼맨, 엑스맨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20세기 미국은 예수마저 “superstar”로 명명했습니다.
이런 정서는 성경을 읽을 때도 동일하게 반복됩니다. 우리는 모세를 통해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과 삼손의 초인적 능력으로 다곤 신전이 허물어지는 장면을 읽을 때, 우리는 무한한 감동을 받습니다. 다윗의 물맷돌에 거인 골리앗이 쓰러지고,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살아남는 장면을 대할 때면, 저절로 탄성이 터집니다. 물위를 걸어와서 폭풍우를 잠재우는 예수, 앉은뱅이를 일이키는 베드로, 유두고를 살려내는 바울을 읽으면서, 우리는 할렐루야를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재미로 성경을 읽고, 그 기적을 오늘도 꿈꿉니다.
하지만 이사야에서 묘사하는 메시아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그는 주 앞에서 마치 연한 순과 같이 마른 땅에서 나온 싹과 같이 자라서, 그에게는 고운 모양도 없고, 훌륭한 풍채도 없으니,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모습이 없다.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는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그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권력, 명성, 승리, 지배를 상징하는 세상의 영웅과 우리의 메시아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인류의 비극은 세속의 영웅과 성경의 예수를 혼동하는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예수는 가난한 목수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사람들은 그를 “유대인의 왕”으로 삼으려했습니다. 예수는 고아와 과부의 벗이었으나, 교회는 그를 “경배와 제사의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무기력하게 죽었으나, 역사는 그를 기독교적 헤라클레스로 변형시켰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 징계를 받고 매를 맞음으로 우리에게 평화와 치유를 허락하는 예수가 십자군의 대장이요 대기업의 CEO로 둔갑하는 참담한 현실이 도래했습니다.
1세기에 예수는 자신을 오해했던 유대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위대한 임금의 출현을 앙망했던 군중들은 열광적으로 예수를 추종했다가, 동일한 열정으로 그를 죽였습니다. 21세기에도 예수는 성경과 상관없는 모습으로 여전히 선전되고 있습니다. 이 오해가 예수를 다시 한 번 십자가에 매달까 두렵습니다. 부디,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를 오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고난주간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신앙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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