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8.18.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주사랑교회 0 1,333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곁에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친구가 그랬습니다. 멋진 녀석이 있었습니다. 문뜩, 녀석이 좋았습니다. 가까이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녀석 주변에는 다른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슬쩍 끼어들어 섞이면 되었을 텐데, 왠지 그렇게 하질 못했습니다. 그냥 여럿 중의 하나로 취급 되는 것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었나 봅니다. 결국, 그렇게 주변을 겉돌다, 어정쩡한 관계로 지내고 말았습니다.
대학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습니다. 청춘의 심장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그녀 주변엔 무수한 수컷들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성은’을 입기 위한 수컷들의 몸부림은 정말 유치찬란했습니다. 나도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유치한 청춘의 무리에 끼어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컷들의 방어벽을 돌파할 능력과 용기가 저에겐 없었습니다. 멀리서 아쉬운 눈길만 보내며, 자신의 무능과 비겁만 자책했습니다. 결국, 말 한 번 걸지 못한 채, 저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평생 그리워하는 스승이 계십니다. 수많은 선생님들을 만났지만, 그분처럼 저의 삶에 영향을 깊이 남긴 분은 없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아름다웠고, 그의 생각은 영롱했습니다. 대학시절 딱 한번 그분을 독대했습니다. 그 만남이 평생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고, 그때 들었던 말씀이 생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그분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분을 바라보는 제자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들 틈에서 저의 모습은 너무 왜소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분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사실,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 중에서 저를 의도적으로 거부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 번도 저의 접근을 금지했던 적이 없습니다. 오직, 제가 그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보다 온전한 교제를 나누지 못한 것은 저의 열등감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벗, 연인, 그리고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 말입니다. 사실, 누구도 저에게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거나 판결을 내린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지, 근거 없는 자기비하와 병적인 열등감이 아름답고 소중한 만남을 근본적으로 가로막았던 것입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예수님 곁으로 다가오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이 그들의 걸음을 막았습니다. 아이들과 주님 사이에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뜻밖의 방해꾼들 때문에 공중분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사람의 것이니라”(마19:14). 그

리고 그들에게 안수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주님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과 달리, 주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아셨고,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손수 제거하셨던 것입니다.
저처럼, 열등감 속에 소중한 만남, 사랑의 기회를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가 돌파할 수 없는 정적들로 둘러싸인 킹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의 관계를 가로막는 현실적 장애물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게 잃어버린 사랑, 그렇게 놓쳐버린 만남, 그렇게 돌아선 관계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주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의 발걸음을 가로막는 방해꾼과 장애물을 손수 제거하시고, 우리에게 당신 곁을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축복하십니다. “천국이 너희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 곁에 머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진정한 사랑을 얻었습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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