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3.06.30. 바나바의 영성

주사랑교회 0 1,441

바나바의 영성

 

성경은 바나바를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행11:24)고 소개합니다. 그의 그런 성품 때문에, 안디옥 교회가 큰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바나바의 업적은 사울을 자신의 동역자로 초대하여, 그에게 사역의 장을 마련해 준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후에 사울은 경이적인 선교활동으로 이방세계에 복음을 널리 전했고, 그의 신령한 서신들은 신약성경의 뼈대를 형성했습니다. 즉, 초대교회 형성과정에서 사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고려할 때, 바나바의 혜안과 용기가 얼마나 탁월했고 중요했는지를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사울은 과거에 교회를 핍박했었다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록, 사울이 부활한 주님을 만나고 극적으로 회심했지만, 당시 교회는 그에 대한 의혹과 적대감을 쉽게 지울 수 없었습니다. 스데반 살해현장에서 폭도들의 옷을 지키던 사울, 살기등등하여 교회를 파괴하기 위해 다메섹으로 달려가던 사울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여전히 위험한 광신도요, 교회의 원수일 뿐입니다. 이것이 당시 교회 안에 팽배했던 사울에 대한 지배적 여론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울의 편을 드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입니다. 심지어 그에게 사역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모험입니다.

 

그런데 바나바가 그런 사울에게 자신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사울의 개인적 부탁이나 주변의 공적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순전히 바나바의 개인적 결단이었습니다. 안디옥교회가 빠르게 성장하고,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사역자로서 바나바의 명성도 절정에 달하던 때였습니다. 그런 때에, 사울처럼 부정적인 과거를 지닌 사람을 동역자로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결정이었습니다. 부흥에 찬물을 끼얹고, 개인적 경력에 치명적 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나바는 사울을 택했고, 그에게 기회를 제공했으며, 그와 함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그렇게 교회사가 바뀌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는 성경의 기록입니다. 착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했던 바나바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지만 부끄러운 과거 때문에 교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던 사울을 발견하고 친교의 손을 내밀어 동역의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에 저의 가슴이 떨립니다. 동시에, 끊임없이 성령과 믿음을 말하지만, 온갖 이유와 명분으로 약자들을 배제하고,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현실 앞에서, 저의 마음이 미어집니다. 우리가 오늘 바나바의 영성을 기억해야 할 이유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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