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12-10-21 천국은 말이 아니라 능력에

주사랑교회 0 1,285

지난주에 장인어른께서 뇌수술을 받으셨습니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에 계십니다. 무척 건강했던 분이셨는데 몇 년 전 뇌 속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매우 어려운 자리에 종양이 있어 함부로 수술을 할 수 없었습니다. 뇌 속에 보조 장치를 설치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상태가 악화되어 마침내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을 받으신 것입니다.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늦어 가족들의 속이 말이 아닙니다.     현대의학의 경이로운 발전과 능력에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만 고생하시는 장인어른 앞에 의사들의 모습은 무척 초라해 보입니다.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환자의 상태에 난감해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의사들이 자신감을 잃을 때 가족들에게 겁을 줍니다. 그 말에 가족들은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저는 황망할 따름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만병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설교하는 목사지만 순간적으로 엄습하는 불신과 두려움에 몸이 떨립니다.       평탄한 일상에서 하나님의 전능과 기적을 선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질병과 사고로 몸이 허물어지고 이혼과 죽음으로 가정이 깨어지며 파산과 해고로 경제적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때 머리와 입술 속에 갇혀있던 하나님이 갑자기 절박하게 요청됩니다. 타인의 설교와 신학 속에 머물던 추상적 하나님이 삶의 한복판으로 침투하여 구원하는 진정한 하나님으로 체험되길 소망하게 됩니다. 종교의 성패는 바로 이 순간에 결정됩니다.     사도행전 4장에서 기적을 행한 베드로와 일행이 제사장을 비롯한 종교지도자들 앞으로 끌려갑니다. 그들은 무슨 권세와 이름으로 그런 짓을 했느냐고 심문합니다. 그들이 야무지게 발언하는 모습에 놀랍니다. 그리고 더 이상 그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협박합니다. 그들은 오랜 전통과 심오한 신학을 소유한 사람들입니다. 종교적 권위와 힘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기적을 행한 적이 없던 그들에게 하나님은 전통과 교리 속에 거할 뿐 현실과는 상관없는 신입니다. 믿음이 필요 없는 신 그야말로 죽은 신입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그 기적을 행하셨다고 주장합니다. “너희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알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건강하게 되어 우리 앞에 섰느니라”(행4:10). 그들에게 하나님은 살아 있는 신이었습니다. 죽은 자를 살리고 병자를 고치고 삶을 역전시키는 분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체험했고 믿었으며 함께 일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관념과 추상 속에 갇힌 신학의 하나님이 아니라 병들고 뒤틀린 삶 속에서 생명과 구원을 이루시는 “능력의 구주” 말입니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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