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서울의 한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결혼하는 커플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혼인서약시간 주례 목사님의 질문에 신랑과 신부가 무척 큰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해서 식장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주례 목사님께서 “두 사람이 정말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또 한 번 모두가 웃었습니다. 그 “예”한 마디 속에 서로를 향한 사랑과 신뢰가 강하게 묻어나 듣는 사람들에게 진정성이 그대로 전달된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결혼식과 많이 다릅니다. 식장에서 멋진 드레스와 연미복을 입은 신랑신부는 일생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가면 매일 드레스와 연미복을 입을 순 없습니다. 매일 그렇게 아름다운 화장을 할 수도 없고 신부의 손에 더 이상 아름다운 부케도 없습니다. 또 주변 사람들이 오늘처럼 늘 축하의 메시지 격려의 박수 심지어 물질적 도움까지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바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그들은 식이 끝나는 순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곧 그들을 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신랑신부는 둘이서 새 삶을 창조해야 합니다. 신랑이 더 이상 멋있어 보이지 않아도 신부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아도 여전히 사랑하며 신뢰하며 함께 가정을 일구어야 합니다. 서로 간의 무수한 차이를 극복하고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인간 새로운 가문을 형성해야 합니다. 삶은 결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한 시간짜리 이벤트가 아닌 일생을 드려 완성해야 할 예술작품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중심의 삶에서 “당신” 중심의 삶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의 신랑이라고 말하며 교회는 예수님의 신부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생활은 영적 결혼생활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이벤트가 아닌 예술활동이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도 동일합니다. 우리가 우리 중심의 삶에서 신랑이신 예수님 중심의 삶을 살도록 애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 중심의 삶이란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분이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고민하고 그분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는 것입니다. 히브리서13장 16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주님이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은 주님께 많은 헌금이나 멋진 꽃다발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끼리 돕고 사는 것입니다. 웅장한 예배당 멋진 성가대 많은 헌금보다 더 주님을 기쁘게 하는 제사는 “선을 행하고 서로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주님과의 영적 결혼생활을 행복과 감동이 있는 축제로 만드는 길 위대한 명작을 완성하는 길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할 진리입니다. 배덕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