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08-11-08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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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주일은 종교개혁주일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당시 가톨릭교회 사제였던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교회의 면죄부 판매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비텐베르그 성교회의 문 앞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재했던 날을 기념하기 위함입니다. 돈을 주고 구원을 살 수 있다는 타락한 신학과 무리하게 바티칸성당을 재건하려던 교황의 탐욕으로 가톨릭교회는 끝없이 추락했고 이런 교회를 구하겠다고 마치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개혁자들이 로마 가톨릭교회를 향해 일어섰던 것입니다. 그 결과 교회는 갱신되었고 개신교회가 역사 속에 출현하였습니다. 그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끝에 오늘 우리가 서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 어느 교수님을 뵈었더니 “배 교수님 10월에는 바쁘시죠?” 라고 묻더군요. 저는 잠시 어리둥절해서 “왜요?”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분이 그러더군요. “10월은 교회사 교수들의 대목 아닙니까? 종교개혁주일이 있으니까요.” 저는 10월에 종교개혁 때문에 어디에 불려가 본 적이 없었으므로 그분의 말씀이 무척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10월이 되면 신학대학교들마다 종교개혁 기념강좌를 개최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도 10월 마지막 주일에는 종교개혁에 관한 설교를 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교회는 그렇게 종교개혁주일을 보냈습니다. 491번째 종교개혁 주일을 말입니다. 그렇게 또 한 번 종교개혁 기념주일이 지났지만 개신교회는 무참한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도처에 높지만 회개의 통곡소리는 좀처럼 듣기 어렵습니다. 붉은 십자가의 불빛이 밤하늘을 뒤덮고 있지만 세상은 점점 더 춥고 깜깜해 지는 것 같습니다. 세계복음화를 위한 선교의 열정은 뜨겁지만 세상의 구원은 점점 더 아득해지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일도 개혁을 위한 처절한 반성의 몸부림 대신 또 하나의 번거로운 연례행사로 “처리”되는 것만 같습니다. 보름스 의회에서 교황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진리를 수호했던 루터의 이 한 마디가 오늘따라 가슴을 더 강하게 울립니다. “하나님 나를 도우소서! 아멘.”  한국교회를 위해 통곡하며 기도합시다.                                                                                                                          배덕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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