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일지라도 그 행위 자체를 즐기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화내지 않고 살 수 있길 바라지요. 그렇지만 화를 내지 않고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성품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분노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 삶에서 화내지 않고는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화를 내는 것이 불가피하고 정당한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분노는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심지어 관계에 상처를 입힙니다. 그래서 바울은 사랑의 진수는 성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경을 읽다 보니 하나님도 화를 내시더군요. 사실 고대 그리스인들 중에는 신에게 감정이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성을 절대시한 그들의 기준에 따르면 감정처럼 저급하고 유동적인 것이 신의 성품일 수 없다는 논리 때문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의 경험은 달랐습니다.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은 한없는 자애로움과 불같은 분노를 겸비한 분이었습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의 신이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끊임없이 하나님을 자극하여 분노가 폭발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분노는 이스라엘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선 언제 화를 내실까요? 무엇이 그분을 화나게 만들까요? 예레미야 선지자의 글 속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등을 돌렸을 때 하나님의 교훈을 듣지 않을 때 하나님의 집을 더럽힐 때 그리고 자녀들을 우상제물로 희생시켰을 때 “내 노여움을 일으켰음이라.” 요즘에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습니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비판은 분노한 하나님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비판의 내용이 예레미야의 기록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 대신 돈의 신 맘몬을 더 섬기고 있습니다. 돈과 얽힌 분쟁과 스캔들이 교회 안에서 끊이지 않는 시대가 되었기 때뭉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대신 세상의 지혜를 더 존중하고 있습니다. 말씀과 성령 대신 경영학과 마케팅전략이 목회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기도하는 집 대신 장바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단적 사상으로 가득하고 성도들 간의 멱살잡이가 범람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순진한 자녀들을 하나님 대신 우상의 지배 속으로 떠밀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무한경쟁의 지옥으로 밀어 넣고 자신들의 뒤틀린 야망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렵습니다. 하나님의 분노가 더욱 강하게 폭발할까 말입니다. 배덕만 목사